<소주만 한 병 딱…> 윤 대통령 발언 풍자한 돌연 삭제…. 언론노조 [권력 눈치 정도껏]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풍자한 'YTN 돌발영상'의 '자신감의 근거' 편이 방송 하루 만에 온라인에서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영상은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영천시장을  방문한 장면과 최근 논란이 된 '라인 사태'를 함께 다루었다. 윤 대통령의 물가를 잡겠다는 자신감과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공통된 주제로 묶어 제작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놓은 발언을 두고 여야가 '대통령의 술 사랑이 지나치다'는 비판과 '지엽적 단어로 침소봉대하지 말라'고 반박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해산물에 시선을 고정한 채 "여기에 소주만 한 병 딱 있으면 되겠구만"이라고 말하며 웃는 윤 대통령의 모습을 자막과 함께 강조하여 논란이 불거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14일 저녁, 제작진에게 해당 돌발영상을 지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최근 보도제작국장은 물론 보도본부장까지 돌발영상에 손을 대고 수시로 제작에 관여하고 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부 비판 발언이 담긴 돌발영상이 방송되지 못하는 등 돌발영상은 '김백 체제' 한 달 반 만에 벌써 두 차례 불방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방송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은 민영화 후 취임한 김백 사장과 보도책임자들이 윤 정부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며 "자리 보전을 위해 권력 눈치 보는 것도 정도가 있다. 더는 YTN을 망가뜨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영상 삭제 경위와 관련해 해당 돌발영상이 데스킹 과정에서 수정되거나 불발 결정된 것이 아니라 방송이 나가고 난 뒤 삭제됐다는 점을 근거로 "내부가 아닌 외부의 누군가가 뒤늦게 보고 불쾌해 문제 제기했을 가능성이 크기에 권력의 보도 개입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외압설'을 제기했다.

16일 낸 성명에서 "제작1부장이 바로 옆에서 작업하는데 직접 보면 될 것을 굳이 이미지 파일로 요구한 것은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번 돌발영상 삭제 과정에서 대통령 옆에 소주병을 그려넣은 유튜브 썸네일을 문제 삼은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방송 후 소주병 이미지를 제거한 썸네일을 다시 제작하여 수정했지만 결국 영상이 비공개 처리되었다.

이에 YTN 측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영상의 비공개 전환 이유에 대해 "라인야후 사태로 인한 한일 관계 문제를 다루면서 본질과 무관한 대통령 소주 발언과 소주병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있어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해당 비판이 옳다고 판단하여 유튜브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하며, 대통령실의 요청 등 외부 압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보도제작국장과 보도본부장은 YTN 편성 규약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는 방송법 1조도 위반한 것"이라며 "김백 사장과 그의 추종 세력에게 경고한다. 비공개로 전환된 돌발영상을 지금 즉시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출처 : YTN 돌발영상

 

김수민 | 2024-06-02 23: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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